본문 바로가기

일기

201029 보드게임 딕싯 추천 (생일 파티) 나는 세자매의 장녀로 동생들과는 5살 6살 차이가 난다. 어릴 때는 말도 못 알아듣고 (어려서) 귀찮았던 동생들이 언제 커서 세상의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함께 할 수 있음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함께하면 별의 별 이야기와 토론을 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누구랑 할 수 있을까 싶다. 동생들이 차려준 생일 상을 맛있게 먹고 또 하하호호 두런두런 재밌게 보냈다. 그런 생각이 참 많이 든다. 친구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했던 적, 연인이 세상에서 가장 내 편인 것 같았던 적들이 있었지만, 돌아 보면 언제나 내 옆에 남아있는 것은 피로 묶인 가족이라는 것.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언제나 예외란 존재하는 법이니까.) 참으로 건전한 나의 동생들은 보드게임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1년에 한 두번 정도 함께 가준다. 언니.. 더보기
201015 '어?' 싶은 것들을 조심하자. 어? 싶은 것들이 있다. 짚고 넘어가긴 귀찮고 별일 없을 것 같은 그런 작은 거슬림들. 그런데 꼭 그런 것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회사에서 그 텐션 넘치는 회의를 하고 집에 가서는 대학원 수업을 듣고 지친 몸을 끌고 거실 불을 끄려는데, 화병을 깨 먹었다. (너무 잘 어울리는 표현. 깨 먹었다. 내가 해 먹었으니.) 은비가 작가 데뷔를 축하한다고 선물한 예쁜 꽃병이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화병 뒤에 액자를 두어서 종종 위태로울 때가 있었는데, 분명 '어?' 하는 순간들이 세 번은 되었었던 것 같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화병을 다른 자리에 옮기기도, 어디에 둘지 고민하기도 귀찮고. 별일이 없는 것 같아 보여 그냥 두다 그런 사고가 났다. 나는 구시렁거리지 않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산산조각 난 유리 조각들을 치웠.. 더보기
200130 언제나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휴리스틱을 경계할 것 요가 소년님을 통해 요가 니드라를 접하면서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언제나 에너지가 부족한 내게, 짧은 휴식으로도 에너지를 회복시킬 수 있는. 그야말로 게임에서 힐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라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던 중에 명상 어플을 알게 되었다. 오랜만에 본가의 넓은 침대에서 뒹굴며 어플 구석구석을 구경하다 1년 premium service가 결제되었다. 잉? 하는 순간 11만 오천원이 결제되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했고, 즉각적으로 휴리스틱이 발동했다. [휴리스틱(heuristics) 또는 발견법(發見法)이란 불충분한 시간이나 정보로 인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체계적이면서 합리적인 판단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 더보기
200120 뜬구름 잡는 이야기 말고 손에 잡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위한 글을 적는다. 영상을 위한 스크립트는 꾸준히 써왔지만, 또 문자로 보는, 글로 보는 이야기는 다르다. 영상 속 말은 따뜻했으면 좋겠다. 화면 너머로 보이는 나지만, 내가 이곳에서 당신에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글 속 이야기는 깊었으면 좋겠다. 충분히 생각하고 고른 단어들로 채워지는 나의 글은 깊은 나의 철학으로 가득 차 그 깊이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만큼,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조금 부담이 될 때가 있기도 하다. 깊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에, 깊이 들어가지 못할 것 같으면 시작 조차 하지 않아서, 잠수 전 숨을 고르다 쓰지 않게 된다고나 할까. 그렇게 깊은 글 좋은 글을 생각하다. 쓰지 않게 되는 나의 글들이 너무 아쉬워서, 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