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참 쉽지가 않다.
이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내가 글을 "잘"쓰고 싶은 탓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에 10분 2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글을 쓰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까 글을 많이 쓰지 못하잖아! 하고 나를 원망하려다가
평생 작가로서 살고 싶은 내가 그런 욕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나를 칭찬하기로 한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기준을 정하기로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한 글은 내 욕심만큼 고민하고 쓰고 뜯어고치고 애를 써서 쓰고,
나를 위한, 기록을 위한, 생각의 확장을 위한 글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내 뇌가 뱉어내는 대로, 내 손이 가는 대로 써보자고. 나와의 약속이다.
최근 내 머릿속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생각은 (고민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
바로 시나리오 트리트먼트 작성이다.
지금 정확하게는 3개의 시나리오를 작업하고 있는데, 하나는 기획 자료 수집 단계 (창작 뮤지컬), 하나는 시놉시스 완성 단계 (창작 뮤지컬),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트리트먼트 단계 (영화)이다.
앞선 두 작품은 무대에 올라갈 것이 정해져 있는 작품이고, 지금 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작품은 수업을 들으며 (배우며) 공모전에 출품할 계획인 작품이다. (역시 미래가 불분명한 작품이라 더 생각이 많은가? 하고 잠깐 생각했다가 에이 그건 아니지~ 하며 생각을 고친다. 첫 영화 시나리오여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또 배우고 있으니까 당연히.)
![](https://blog.kakaocdn.net/dn/bFmNsb/btqKPU8dYBf/YLK8TUf460ar5KxfOSKPMk/img.png)
트리트먼트 초고에 대한 선생님 (백승재 작가님)의 피드백이다.
처음에는 노란색으로 하이라이트 한 더 재밌게! 더 웃기게! 에 집중했다. 장르가 로맨스 코메디인만큼 웃음을 놓치고 갈 수가 없는데, 지금은 그냥 무난하다는 것. 그렇다고 또 흠을 찾으라면 없지만, 이 정도로 관객은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웃음에 대한 부분은 나 역시 너무 적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고민하고 있...라고 쓰다가 생각이라고 바꾸기로 한다.) 맞아 맞아하며 피드백을 적었다.
그런데 지금은 노란색보다 초록색 코멘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것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작가님께서는 영화에서 내가 주고 싶은 메시지. 그러니까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그래~! 사랑은 ~~~~ 한 거지! 혹은 인생은~~~ 지! 하는 관객에게 받아들여질 명제를 계속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그 부분은 재미에 집중하느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출근을 하며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을 통해 큰 깨달음이 있었고, 노란색보다 초록색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그리고 그를 깨달으면서 내 글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 같다.
![](https://blog.kakaocdn.net/dn/bNpFBx/btqKEzkLZsb/ismfmSHA5jOlDSvG9og9Wk/img.png)
나는 BTS의 행보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들은 잘 모른다. (나는 유애나)
그런데 한국적인 것을 잘 녹여낸 영상들이 너무 대단해 몇 개를 보다 이 영상을 보게 되었다.
BTS가 주는 것은 퍼포먼스, 노래, 랩, 그리고 비주얼적인 매력까지 엄청 다양했지만 그중 단연 그들을 독보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그들이 주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내가 아이유 지은이를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
그녀만의 철학. 그녀만의 메시지. 그들만의 철학. 그들만의 메시지.
그러고 나서 내 시나리오를 다시 보았다. 어쩐지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생각을 넓히고 고치고 하다 보니
내가 주고 싶었던 메시지가 많이 지워지고 작가님 말처럼 무난한 작품이 된 것 같았다.
그 메시지를 좀 더 강하게 보여주려 노력하면 캐릭터도 더 살아나고, 이야기도 더 흥미로워질 것이다.
메시지를 잊지 않기 위해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그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적어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두기로 했다.
큰 깨달음이다.
어떻게 하면 말이 되고 재미있을까? 만 생각하다가 놓친
왜 내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 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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