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NG를 다시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죽어서는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일이 없지만 살아서는 가능하다.
한순간에 내 삶이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일이 일어난다. 나를 향한 원망으로 소중한 이가 희생되는 일,
불의의 사고로 신체의 자유를 잃는 일.
이 모든 게 1년 전, 어느 한순간에 일어났으니 지옥에서 천국으로 돌아가는 데도 그저 1년 365일이면 충분하다.
마치 드라마를 찍는 것처럼 NG!NG! 하고 외치고 내 삶을 다시 쓰는 셈이다.
1년이라는 시간은 내 인생을 처음부터 바꿀 수는 없지만 나의 인생을 송두리 채 바꾸어버린 그 한순간은 다시 쓸 수 있으니. 한 순간에 지옥불에 떨어진 이들은 이 기회를 잡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달콤한 제안에 아무런 대가가 없을리 없다.
자신에게 앙심을 품은 복역수의 칼날에 친형같은 파트너 박선호(이성욱)를 잃은
지형주(이준혁)의 삶은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고 만다.
칼을 휘두른 복역수가 말한 진정한 복수, 죽음 보다 끔찍한 삶. 매일 눈을 뜨고 지옥에서 살게 된 것이다.
지옥에 사는 그에게 정신과 전문의 이신(김지수)이(김지수) 내린 1년 365일 전으로 돌아가 다시 살 기회는
썩은 동아줄이라 한들 잡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 이신은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지만, 만약 악마가 영혼을 팔라 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어차피 현실이 지옥보다 더 지옥처럼 느껴질 테니 말이다.
세상 부러울 것 없었던 잘 나가는 스타 웹툰 작가 신가현(남지현)은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게 되면서 한순간에 천국에서 지옥 불에 떨어진다.
그로인해 세상 모든 것이 아니꼽게 보일 수밖에 없다.
세상은 여전히 천국인데 나 혼자 지옥을 사는 느낌인 것이다.
10년지기 절친이자 어시스트인 민주영(민도희)과 웹툰 담당자이자 결혼을 계획 중이던
남자 친구인 한우진(임현수)의 사이마저 의심스럽게 느껴진다.
자신도 이러고 싶지 않지만 지옥 불 깊은 곳에서 불타고 있는 자신을 어찌할 수 없어 더욱 괴로운 것이다.
이렇게 한 순간 삶이 지옥이 되어버린 이들에게 찾아온 리셋의 기회는
그 결과와 대가가 어떤 것일지 고민할 수 없을 만큼 달콤했을 것이다.
1년 365일 전으로 돌아가기 위에 초대 된 11명의 사람들.
이신(김지수)은
하나 같이 지옥을 사는 듯한 사람들의 낯빛을 보면 그 내막에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1년 전 과거로 돌아가면 뱃속의 아이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임산부 한 명을 제외하고 10명의 리세터가 과거로 돌아간다. 아이 때문에 리셋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지안원으로의 초대에 응한 것을 보아
초대받은 모두가 지옥 같은 현실을 살고 있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간 지형 주은 박선호의 죽음을 막아 지옥에서 현실로 되돌아감으로써
천국에 있을 때는 느끼 못했던 당연한 행복에 대해 감사하게 된다.
반면에 신가현은 민주영과 한우진을 향한 자신의 의심이 사실이라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그렇게 돌아가고 싶던 과거가 리셋 전의 지옥과 다름없다 느껴졌을 것.
하지만 이신과 약속한 당일 신가현이 자인원에 참석하는 것은 리셋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리셋 후 확인을 위해 약속 한 날 자인원에 다시 모인 리세터들.
이신은 함께 리셋한 리세터 중 한 명이 사망했다는 것을 전하고,
이는 이 기회가 대가 없는 행운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또한 리셋 전 신가현이 당한 사고의 가해자가 함께 리셋에 참가한 서연수(이시아)이고
사고 차량을 폐차한 사람은 함께 리셋한 배정태(양동근).
뿐만 아니라 서연수는 이신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에서 이 내막에 깊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은 사건 전개가 빠르고
여러 캐릭터가 짜임새 있게 연결되어 있는 만큼 몰입도가 높았다.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하여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에 당위성이 높았고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앞으로 일어날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암시가 이어질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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